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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2일 김포신문,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_연재를 마치며]"따뜻한 김포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리자
2024-07-30
조회수 133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_연재를 마치며]“따뜻한 김포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자명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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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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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9.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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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청소년에게도 유효하다. 기본적인 보살핌, 옳은 길로 이끄는 가르침이 가정에서 한계에 이른다면 지역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10여년 넘게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보듬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 이곳과 인연을 맺었던 청소년들을 통해 지역의 도움이 어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김포에서 13년 동안 복지사각지대 청소년들과 학교밖 청소년, 학교폭력이나 선도 조치에 연루된 아이들을 만나며 살아왔다. 그동안 참으로 다양한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그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 혼자 마음속에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들을 처음으로 꺼내 놓았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김포는 인구 20만명이 조금 넘는 도농복합 도시였다. 그래서 복지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지역에 있는 자원들을 연계해서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보자’, ‘우리가 돈은 없어도 발품, 말품 팔 용기만 있으면 지역의 자영업하시는 사장님들이나 학원원장님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원할 수 있겠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다.

동네 180개 사장님들이 기꺼이 주신 사랑

무작정 지나가다 찾아뵙고 이러저러한 연유로 아이들을 돕는 데 동참해주십사 부탁을 드리면 흔쾌히 “그러마” 하셔서 첫해 우리 한국청소년행복나눔과 업무협약을 맺어준 업체가 180여개나 되었다. 중국집, 냉면집, 돈가스집, 패밀리레스토랑의 사장님들이 아이들 가정과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해주었고 혹여라도 무료식사라는 것을 알면 아이들이 위축될까 염려하시며 가족이나 아이들이 눈치채지 않도록 오히려 배려해주셨다.

학원 원장님들도 아이들이 학원비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또래들이나 선생님들 눈치를 보게 될까봐 세심하게 배려를 해 주셔서 아이들이 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학원에서 수업받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 보습학원은 학원교습비가 많지 않지만 입시학원들은 학원수업료가 꽤 비싼 편이었다. 더구나 음악학원이나 미술학원 같은 경우는 부탁을 드리기도 송구할 정도로 수업료가 비쌌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이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킬 기회조차 없으면 안 된다며 받아주실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 마음이었다. 그렇게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해 찾아올 때처럼 기쁜 일이 없었다.

검정고시반을 운영하고 주말에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학습 멘토를 맺어줘 학습을 돕는 일도 보람 있는 일이었다. 초·중·고 아이들 중 기초가 부실해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또래 멘토를 맺어주었다. 특별히 장래희망이 교사이면서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추천받아 진행했는데 코로나로 방역이 강화되면서 중단되어버렸고 아직 다시 시작을 못하고 있어서 매우 아쉬운 마음이다.

기초수급권자가 되지 못했지만 형편은 실제적으로 어려운 가정들 중에 의료문제로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돈이 없어 발을 구르는 가정들도 많이 있다. 남편이 회사에 입사해서 두 달이 채 안 되었을 때 작업 중에 쓰러져서 사망한 가정이 있었다. 정규직으로 근무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는 장례비 20만원만 지불하고 위로금조차 한 푼도 주지 않은 상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딸아이가 원인을 모르게 갑자기 쓰러지는 병이 생기고 엄마도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수술을 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00병원에다 상황 설명을 드리고 부탁을 했더니 정말 흔쾌히 두 사람의 진료를 맡아주시고 엄마의 다리 수술과 후에 발견된 산부인과 수술까지 담당해주셨다. 그 가정은 지금까지도 의료적인 어려움이 생기면 00병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미얀마 난민들이 입국해서 김포로 이주하는 일이 있었다. 출입국에서 봉사하시는 선생님이 아이들 몇 명을 당장 돌봐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도움을 요청하셨다. 부모들은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아이들은 서류작업이 안 돼 학교 입학이 지연되고 있었다. 낮 시간에 이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인 돌봄이 절실했다.

센터에서 부랴부랴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사선생님들을 섭외해서 돌봄을 시작했다. 사우동에서 대곶과 양곡까지 차량도 운행했다. 사실 하루에 왕복 4시간 운행해야 하는 고단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센터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고 집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면 당장 운영에 필요한 현실적인 재정 걱정이나 염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람된 시간이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청소년 관련 분야가 많고 사람들은 나름대로 각 영역에서 자신들의 전문성이나 역량을 발휘하며 살고 있다. 그중에 어떤 일이 더 좋고 옳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우리는 복지사각지대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것이 우리에게는 더 가치있고 보람된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집 아이도 소중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 센터를 두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센터를 쳐다보지도 말고 다니라고 했다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잘못된 생각이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집의 아이도 소중하다. 내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당연히 남의 집 아이도 잘 자라고 있는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남의 아이가 어떻든 내 아이만 잘되면 된다는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들이 현재 ‘묻지마 범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무겁다. 부모교육을 할 때 나는 늘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옆집 105호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먼저 인사하고 소통하시라”고.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과 함께한 아이들에게 ‘지역이 지킨 청소년’이라는 의미 있는 제목을 달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제목처럼 우리 청소년행복나눔이 13년 동안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있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옆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김포지역이라는 온 마을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설립 당시 우리가 가진 자원은 많지 않지만 그 자원을 공유받기 위한 행동력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참으로 많은 분들이 기꺼기 동참해 주셨다.

거기에 더해 넉넉한 재정도 없고 인력도 부족한 우리들이 지역의 그늘지고 어두운 곳을 찾아 소신껏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동참해 일해준 우리 직원들의 ‘헌신페이, 열정페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지식과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시급도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며 오로지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같이해 준 귀한 사람들이다.

기왕에 만들어주신 지면이기에 이 기회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다. 설립초기부터 지금까지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아낌없는 후원을 해주셨던 초대 최영철 이사장님, 돌봄 대상 가정의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 법률자문을 해 주시고 매월 이사회비를 후원해주시는 이종기 변호사님, 기관의 회계업무를 맡아주시고 이사회비를 통해 도움을 주시는 유영태 회계사님, 그리고 CMS 계좌 후원을 통해 꾸준히 후원에 동참해 주고 계시는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의 회원님들, 매월 일정 금액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주시는 예은교회, 사랑스러운교회 성도님들, 노인주간보호섬김 센터장님, 말없이 아이들 검정고시 수업을 해주시고 계시는 박배숙 정상학원장님, 우리가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달려와 봉사해 주시는 봉사자님들 모두 감사하다.

김포라는 온 마을이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 지켜가고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당당하게 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감당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gimpo1234@naver.com

 

출처 :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_연재를 마치며]“따뜻한 김포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청소년 < 청소년 신문 < 기사본문 - 김포신문 (i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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