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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2일 김포신문,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6]"아이들은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관리자
2024-07-30
조회수 164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 6] “아이들은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 기자명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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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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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청소년에게도 유효하다. 기본적인 보살핌, 옳은 길로 이끄는 가르침이 가정에서 한계에 이른다면 지역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10여년 넘게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보듬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 이곳과 인연을 맺었던 청소년들을 통해 지역의 도움이 어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현철(가명)이는 재혼 가정의 남매 중 첫째 자녀로 학교나 바깥에서는 잘 지내지만 집안에 들어오면 이상행동을 한다는 문제로 만났던 아이다. 친부는 아이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아이의 행동이나 말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이 달라서 서로 고통받고 있었다. 평상시 자신의 뜻대로 아이가 행동하지 않는 것 같으면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때로는 방안에 가두어 놓고 외출을 금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아이를 다그치기만 했던 것이다. 

그 마음 밑에는 아이가 어려서 이혼을 했기에 친모의 사랑을 그리워할 아이에 대한 연민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 주기를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소망이 너무 앞서다 보니 아이와 정서적 소통을 하기보다 말로 행동으로, 물리적 힘의 행사로 아이를 다루게 되었고 아이의 마음속에는 아빠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크게 자리하게 되었던 것이다. 

김포에 고정형 쉼터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간 현철이 

어찌 되었든 아이 입장에서 보면 자기 집은 다른 집과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했을 텐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갈등이 폭발하게 돼 매일이 전쟁 같은 일상이 이어졌다. 급기야 아이는 자해를 시작하고 자신의 방에서 이불에 소변을 보기도 하며 가족들이 먹는 생수병에 자신의 소변과 침을 뱉어 넣기도 하는 적대적 반항행동을 수시로 하게 되었다. 

학교도 결석일수가 많아지다 보니 난감하고, 가정에서는 신체적 성장이 가속화되는 사춘기 시기인지라 힘으로 맞서기에는 역부족인, 가정의 기능이 마비된 것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 우리 센터의 청소년상담사가 멘토가 되어 매주 만나 아이의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고 친밀감을 형성하면서 1년여 상담했으나 결국 가정에서 분리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 나 다른 지역의 청소년쉼터로 가게 되었다. 

청소년 쉼터는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제도로 가정 환경이 불안하여 가정 안에 머물지 못하고 가출하는 청소년들이 일정 기간 안전하게 머물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김포에는 버스로 운영하는 ‘청소년이동쉼터’는 있지만 아이들이 며칠 혹은 몇 달씩 머물 수 있는 고정형 쉼터가 없어서 다른 지역 청소년쉼터로 보내게 된 것이다. 그곳에 가서도 현철이는 처음에 적응하지 못해 상주하시는 선생님들과 갈등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를 통해 지금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학교 도움으로 집안을 깨끗하게 바꾼 진규 

진규(가명)는 아빠는 알코올중독, 엄마는 경계선지적장애를 가진 가정의 남매 중 둘째다. 아빠가 경제활동을 못하고 엄마도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서 혼자되신 할아버지 집에 얹혀살고 있었다. 집안의 모든 경제권은 할아버지가 갖고 있기 때문에 생활에 필요한 물품이나 소모품들은 한 달에 한 번 할아버지가 사오셨다. 

가정의 주부 역할을 하는 엄마는 생활비라는 것을 받아 본 적도 혼자 나가서 생활에 필요한 식재료를 구입해 본 경험도 많지 않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텃밭에 조금씩 심어놓은 채소를 이용해 반찬을 만들어 먹지만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영양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서 00이는 또래보다 많이 왜소했다. 

마침 알고 있는 교회의 여전도회에서 수요일마다 학교 급식에서 남은 음식을 받아다 나눔을 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어 우리 센터에서 매주 수요일 음식을 받아 배달해 주게 되었다. 학교 급식의 반찬들이라 아이의 입맛에 맞는지 음식을 가져다주면 환하게 웃으며 받고 감사하다며 꾸벅 인사를 해 돌아오는 발걸음이 뿌듯할 때가 많았다. 

아빠는 술을 안 먹었을 때는 조용히 있지만 술만 먹으면 그때부터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물건이나 가구 등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대로 휘둘러서 엄마는 하루도 몸이 성할 날이 없는 상태였다. 심지어 진규 누나를 임신했을 때도 만삭의 배를 걷어차 예정일보다 한 달여 빠르게 누나를 낳았다고 했다. 

이후에도 가정폭력이 지속되어 진규가 아기였을 때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다 팔이 부러져 수술하고 깁스를 했지만 제대로 치료가 안 돼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깁스를 하고 다니는 상황이었다. 안 그래도 경계선지적장애인 엄마는 남편의 폭력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였다. 

아이 학교에서도 아이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 번은 학교 교육복지사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하시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와 엄마와의 관계도 있고 내가 먼저 방문하겠노라 말씀 드리고 가정방문을 하게 되였다. 

아이가 컴퓨터도 없는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터라 항상 컴퓨터 한 대 구입해 주고 싶었는데 마침 중고 컴퓨터도 생긴 상황이라 컴퓨터를 설치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엄마에게 허락을 받고 방문했다. 집안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방이 3개에 거실 겸 부엌이 있고 화장실이 하나 있는 구조였는데 방마다 방문이 없어서 할아버지 방과 엄마가 사용하는 방이 그대로 마주보고 열려 있는 상태였다. 어느 한 군데도 정리된 곳이 없었다. 컴퓨터는 아이가 사용해야 하기에 아이와 엄마가 함께 생활하는 안방에 설치하기로 하고 안방에 들어갔지만 앉아 있을 자리도 없이 쌓아놓은 물건으로 가득했다.

방문하고 아이의 가정 상황에 대해 소상히 전했더니 학교에서도 확인하고 다행이 아이의 주거 복지로 사용할 수 있는 재정이 있어 집 인테리어를 깨끗하게 해주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주셨다. 그러나 아이는 태어날 때 탈장수술을 했던 것이 재발해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6개월여 병원에 입원하는 등 여전히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gimpo1234@naver.com

 

출처 :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 6] “아이들은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 청소년 < 청소년 신문 < 기사본문 - 김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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