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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5일 김포신문,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5]"가정의 안정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다"

관리자
2024-07-30
조회수 111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 5] “가정의 안정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다” 

  • 기자명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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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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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청소년에게도 유효하다. 기본적인 보살핌, 옳은 길로 이끄는 가르침이 가정에서 한계에 이른다면 지역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10여년 넘게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보듬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 이곳과 인연을 맺었던 청소년들을 통해 지역의 도움이 어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의 온 마을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안정된 가정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만나는 세상이 가정이고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 부모이기에 아이들은 가정 안에서 세상을 배운다. 

부모 형제와의 관계 속에서 사랑받는 법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갈등이 생겼을 때 조율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운다. 또 배려하는 것과 배려받는 것, 좌절과 성취를 배워서 그 힘으로 주어진 한평생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정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가정이 가정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을 때 우리 아이들은 바르게 성장할 수 없다.

은숙(가명)이는 아빠는 공장에서 일하고 엄마는 전업주부인 가정의 4남매 중 맏이였다. 은숙이의 아빠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가 재혼을 한 가정에서 자랐는데 새엄마의 학대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무작정 가출했었다. 다행히 아는 사람의 공장에서 용접기술을 배워 지금까지 용접기술자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은숙이의 엄마는 아홉 살 되던 해에 아버지의 외도로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어머니(은숙이 외할머니)는 이혼 충격으로 정신병이 발현돼 20여 년 넘게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상태였다. 은숙이의 엄마는 아버지의 집과 외할머니의 집을 오가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아버지의 집에서 재혼한 새엄마의 아들에게 성추행을 당해 그 뒤로 외할머니 집에서 살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간호조무사 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조무사 자격시험 준비 중 은숙이의 아빠를 만나게 되었다. 외롭게 생활하던 차에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니 곧바로 결혼하고 싶어졌고 이내 결혼해 결혼생활 10여년 동안 아이 넷을 낳았다. 아이 넷을 출산하는 동안 남편은 한 번도 병원에 와 주지 않았고 혼자서 아이를 낳아야 했다. 

급기야 셋째 아이 출산 후 은숙이의 아빠가 외도를 해 집을 나가게 되었고 현재까지 공장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월급을 받으면 아이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쌀과 라면, 생필품 등을 사다 주고 어쩌다가 집에 와서 식사라도 할 때면 아이들 보는 앞에서 아내에게 온갖 언어폭력과 신체 폭력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가정환경이 혼란스럽고 안정되지 않으니 아이들이 온전히 발달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딱하게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이 아동학대로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신고해 우리 센터에서 개입하게 되었다.

긴급분리조치 후 쉼터 입소한 은숙이 4남매 

은숙이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위생상태가 불량하니까 같이 놀아주는 친구가 전혀 없어서 늘 혼자 다니게 되고 심지어 한 학년 후배 아이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돌아오면 집에서는 무조건 아랫도리를 벗어버리고 생활하는 이상행동을 하게 되었다. 바로 아래 남동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벗어야만 편안해했다. 

둘째는 그나마 가장 평범한 일상생활을 살고 있었다. 셋째는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폭식과 토를 반복하고 낮에 옷을 입은 채로 소변과 대변을 보는 문제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아이 문제로 서너 차례 어린이집을 방문하였을 때 원장님실에 아이에게 필요한 치약 칫솔부터 속옷과 겉옷을 마련해 보관하느라 전용 수납장이 비치되어 있었다. 가정이 제 기능을 못하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정말 많은 이웃들의 수고와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며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던 기억이 새롭다.

넷째는 세 돌이 지났는데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아주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아빠, 엄마, 까까’ 정도만 말할 수 있었는데 엄마의 말을 듣고 수행은 잘하는 것으로 보아 특별히 지능의 문제는 아닌 듯했다. 한마디로 가족 구성원 전체가 한 덩어리로 엉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아이들의 분리조치를 결정하고 지속적으로 아이 아빠와 연락하면서 동의서를 받으려 했으나 거부해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빠의 양육태도에 변화가 없고 엄마도 개선의 여지가 없이 같은 상황이 반복돼 결국 긴급분리조치를 하게 되었다. 

김포에는 아이들이 지낼 수 있는 시설이 여의치 않아 네 아이들은 임시 시설에서 두어 달 지내다가 다른 지역의 쉼터로 입소하게 되었다. 이후 시의 모니터링에 따르면 아이들은 그동안의 문제행동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아주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폭력적이고 안정되지 못한 가정의 피해자는 언제나 아이들이다. 하지만 온전히 가정 안의 문제이기에 누군가의 개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은숙이의 경우처럼 아이들이 마을 사람들의 신고로 가정에서 분리되지 않았다면 네 아이는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몰렸을 것이다. 지역과 마을의 관심이, 적극적인 행동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소중하다.

 김종옥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센터장  gimpo1234@naver.com

 

출처 : [연재기고-지역이 지킨 청소년 5] “가정의 안정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다”  < 기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김포신문 (i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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